[기업기상도] 봄 햇살 화창한 기업 vs 입길 올라 흐린 기업
[앵커]
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 내기 시작했고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도 확정됐습니다.
당초 예상보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한 주, 어떤 기업이 맑고 흐렸는지 기업기상도로 살펴보시죠.
김종수 기자입니다.
[기자]
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.
벌이도 나빴던 지난해 가계흑자율은 사상 최고였습니다.
앞날이 불안하니 제대로 못쓴 탓이죠.
지금까진 힘들었지만, 경기 살 조짐 보이면 이 흑자가 소비 살릴 종잣돈 되기 기대하며 기업기상도 출발합니다.
첫 맑은 기업 농심입니다.
장기간 '집콕'에 식품회사들 호황이라더니 작년에 라면만 처음 2조원 넘게 팔았습니다.
세계가 집안에 갇힌 작년 국내외서 라면 수요 급증했죠.
여기에 영화 '기생충'의 짜파구리 효과 더해져 라면 2조868억원 어치 팔았답니다.
16% 이상 늘어난 건데 미국, 중국법인도 20% 넘게 고성장했습니다.
라면이 고성장 상품 되는 날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.
농심도 좋았지만 매운 볶음면 내세운 삼양식품도 21%나 늘었습니다.
다음은 해운사 HMM입니다.
뛰는 운임 덕에 흑자 반전됐는데 대형 컨테이너선 새로 투입해 날개 달았습니다.
작년 말 1만3,000원대던 주가가 석 달이 채 안돼 3만원 넘봅니다.
증시 주춤해도 작년 10년 만에 흑자내고 올해도 호조인 덕이죠.
운임은 여전히 강세고 컨테이너 1만6,000개 싣는 초대형 선박 두 번째 인도받아 올해 전망도 양호합니다.
돈 들어오고 주가 뛰니 작년 말 찍은 전환사채도 조기 상환합니다.
HMM 임직원도 좋겠지만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에 해운업 재건은 생존의 문제입니다.
이제 흐린 기업입니다.
먼저 곧 출범할 LX그룹입니다.
출범하기도 전에 '원조 LX'와 이름 놓고 분쟁 벌어졌습니다.
LG상사, 하우시스 등을 이끌고 LG서 분가하는 구본준 고문이 새 그룹 이름을 LX로 지었죠.
그러자 10년 전부터 LX를 영문이름으로 써온 국토정보공사가 법적 대응 나섭니다.
LG 측은 로고, 색상, 디자인 달라 문제없다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.
원조 LX는 해외 공적 사업에서도 이 이름 써왔고 브랜드에 300억원 넘게 썼다고 강조합니다.
원조 LX의 공세에 새 LX가 이름 바꿀지, 타협점 찾을지 궁금하네요.
이번엔 호텔신라, 한진그룹입니다.
이 어려운 와중에 경영진 보수 대거 늘어나 눈총받았습니다.
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49억,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31억. 작년 보수인데 액수도 크지만 52%, 40%씩 급증했습니다.
코로나 사태로 매출 거의 반토막 나고 직원들 급여 줄었는데 말이죠.
시선이 부담됐는지 이 사장은 과거 3년간 성과급, 조 회장은 사장에서 회장으로 격상됐기 때문이란 회사 측 설명이 나왔습니다.
비슷한 일 벌어진 대기업 더 있죠.
하지만 두 회사가 코로나 타격 상징 업종이라 더 두드러졌습니다.
근거 내세우기 전에 어려움을 헤아리는 '덕장'의 지혜가 아쉽습니다.
다음은 한국전력입니다.
연료비는 뛰는데 2분기도 전기요금 동결됐습니다.
연료비 연동제 도입 뒤 두 번째인 2분기 요금은 7년 만에 인상 예상됐습니다.
액화천연가스가 40% 이상 오른 것 비롯해 연료비가 다 올랐거든요.
하지만 결론은 동결. 정부, 한전의 결정인데요.
코로나로 다들 힘든데 올리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.
틀렸다고는 못하지만 명색이 상장사인데다 나중에 부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선택은 아닙니다.
두부가 콩보다 싸다며 싼 전기요금 한탄하시던 김종갑 사장님 어찌 생각하시나요?
마지막은 LG전자입니다.
접으려는 스마트폰 사업 팔 곳 마땅찮아 그냥 접을 판입니다.
LG전자가 몇 달간 만성적자 스마트폰 사업 정리 고민해왔죠.
그런데 정리하려고 베트남, 독일 등지 업체와 협상해보니 사갈 곳이 마땅치 않답니다.
후속작 개발 중단돼 다시 하기도 어렵습니다.
이렇다 보니 팔지 못하고 그냥 철수하는 쪽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.
사물인터넷이든 스마트카 사업이든 모바일이 필수인데, LG 표현대로 이 사업을 다른 사업부문에 내재화할지, 완전 접을지 관심인데요.
인력 조정 여부 보면 그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.
지난주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20주기였습니다.
과도 있지만 저성장, 코로나로 힘든 이 때, 그 추진력, 과단성 그리워하는 사람 많은데요.
그의 장점 물려받은 후배 기업인들이 속출해 경제 활력 되찾는 주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.
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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